프랭크 증후군 | 귓불 주름이 정말 심장질환 신호일까?

갑자기 거울을 보다가 귓불에 사선 주름이 있는 걸 발견하면, 어느 순간부터 검색창에 “프랭크 증후군”을 치게 됩니다.

 ‘이거 심장병 전조라던데, 나 괜찮은 걸까?’라는 생각이 한 번 들어오면 쉽게 사라지지 않지요. 하지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의학적으로는 “프랭크 증후군”이라는 병명은 없고, 귓불의 사선 주름을 의미하는 프랭크 징후(Frank’s sign)라는 관찰 소견이 있을 뿐입니다. 

이 글에서는 프랭크 증후군으로 불리는 프랭크 징후가 무엇인지, 어떤 연구가 있어 왔는지, 그리고 실제로 어떤 분들이 검진을 고려하면 좋은지 차분하게 정리해보겠습니다.

프랭크 증후군 귀모양


1. 프랭크 증후군(프랭크 징후)이란?


먼저 짚고 갈 부분은 “프랭크 증후군”이라는 공식 질환명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인터넷에서 보는 대부분의 내용은 실제로는 귓불에 대각선으로 생긴 주름(earlobe crease)을 뜻하는 프랭크 징후(Frank’s sign)를 잘못 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프랭크 징후는 귓불 아래쪽에서 사선으로 깊게 파인 주름이 관찰되는 상태를 말하며, 1970년대 미국 의사 Sanders T. Frank가 심혈관질환 환자들에게서 이 주름이 자주 보인다고 보고하면서 알려졌습니다. 

이후 여러 연구에서 심혈관질환·뇌혈관질환·동맥경화와의 연관 가능성이 제기되었지만, 모든 연구가 같은 결론을 내린 것은 아니어서 오늘날까지도 “연관성은 있을 수 있으나, 이것만으로 병을 단정할 수는 없다”는 정도로 이해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2. 프랭크 증후군(징후) 증상은 무엇일까?


프랭크 증후군이라고 부르는 분들이 있지만, 실제로는 ‘프랭크 징후’라는 일 뿐, 별도의 증상 목록이 있는 병은 아닙니다. 즉, 귓불 주름이 있다고 해서 가슴 통증, 숨 가쁨 같은 특정 증상이 자동으로 따라오는 것이 아닙니다.

대표적인 특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귓불 아래에서 위쪽으로 향하는 사선(대각선) 모양의 주름이 보인다.
  • 한쪽에만 보일 수도, 양쪽 귓불에 모두 보일 수도 있다.
  • 나이가 들수록 피부 탄력이 떨어지며 자연스럽게 생기기도 한다.
  • 주름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심장병이 있는 것은 아니며, 주름이 없어도 심장병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프랭크 증후군 증상이 뭐야?”라기보다, “내가 가진 다른 위험요인(고혈압, 당뇨, 흡연, 가족력 등)과 함께 이 소견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를 보는 관점입니다.



3. 왜 프랭크 징후가 위험 신호처럼 이야기될까? (원인·연관성)


프랭크 징후가 심혈관질환의 위험 신호처럼 이야기되는 이유는 일부 연구에서 귓불 주름이 있는 사람에게서 심혈관질환, 뇌혈관질환, 동맥경화 등이 더 많이 관찰되었다고 보고했기 때문입니다. 귓불과 심장 모두 끝이 막힌 작은 혈관(말단 혈관)에 의해 혈액을 공급받는데, 미세혈관 이상이 귓불 피부와 심장혈관 모두에 영향을 미치면서 주름과 혈관질환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는 가설이 제시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나이가 들면 귓불에 주름이 생기는 것처럼, 연령 자체가 심혈관질환과 귓불 주름을 동시에 설명해줄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실제로 어떤 연구에서는 프랭크 징후와 관상동맥질환의 연관성이 뚜렷하지 않다고 보고하기도 했습니다. 즉, “위험 신호일 가능성은 있으나, 이것만으로 병을 진단하거나 예후를 단정 지을 수는 없다”는 것이 현재까지의 보다 신중한 해석입니다.


4. 프랭크 징후가 보일 때, 병원에서는 어떻게 보나? (진단 관점)


프랭크 징후는 심장내과나 가정의학과 진료실에서 의사가 참고할 수 있는 여러 관찰 소견 중 하나일 뿐입니다. 이 주름이 있다고 해서 바로 “심장병입니다”라고 말하지도 않고, 없다고 해서 “완전히 안전합니다”라고 보장하지도 않습니다.

실제 진료에서는 대략 이런 순서로 보게 됩니다.

  • 귓불에 사선 주름이 있는지 간단히 확인
  •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체중, 흡연 여부, 운동 습관, 가족력 등 기본 위험요인 평가
  • 가슴 통증, 호흡곤란, 쉽게 피로함 등 현재 증상 확인
  • 필요 시 혈액검사, 심전도, 심장초음파, 운동부하검사 등 추가 검사

결국, 프랭크 징후는 어디까지나 “심혈관 상태를 더 꼼꼼히 살펴볼 이유가 될 수 있는 작은 단서” 정도로 보는 것이 적절합니다. 스스로 인터넷으로 이미 ‘심장병 확진’까지 내려버리는 것이 가장 피해야 할 부분입니다.


5. 프랭크 증후군(징후) 관리법 | 괜히 겁먹지 말고, 필요한 검진은 챙기기


프랭크 징후 자체를 없애는 치료법이나 연고는 없습니다. 대신, “이런 소견이 보인다면 내 심혈관 건강을 한 번 점검해볼 타이밍이구나” 정도로 받아들이고 생활습관과 검진을 조정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응입니다.

일반적으로 권장되는 관리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혈압·혈당·지질(콜레스테롤) 정기 체크: 국가건강검진, 직장검진 등을 통해 기본 수치를 주기적으로 확인합니다.
  • 금연: 흡연은 심혈관질환의 가장 강력한 위험요인 중 하나이므로, 가능하면 금연치료 지원제도 등을 활용해 끊는 것이 좋습니다.
  •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 빠르게 걷기, 자전거 타기 등 주 3~5회, 30분 이상을 목표로 합니다.
  • 체중·복부비만 관리: 허리둘레와 체질량지수(BMI)를 함께 보는 것이 좋습니다.
  • 기저질환 치료 유지: 이미 고혈압·당뇨·고지혈증을 진단받았다면, 약을 임의로 끊지 말고 꾸준히 복용하면서 관리합니다.

만약 가슴 통증이 반복된다거나, 계단을 조금만 올라가도 숨이 턱 막히는 증상이 있다면 귓불 주름 여부와 상관없이 심장내과 등 전문 진료를 받는 것이 우선입니다.


6. 프랭크 징후, 예방할 수 있을까? 그리고 우리가 기억해야 할 한 줄


아직까지 프랭크 징후를 ‘예방’하는 확실한 방법은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다만 심혈관질환 자체를 늦추거나 줄이기 위한 생활습관들(금연, 운동, 식이조절, 적정 체중 유지 등)은 프랭크 징후의 발생과도 어느 정도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추정 정도만 있을 뿐입니다. 프랭크 징후가 생겼다고 해서 무조건 심장병이 있다는 것도 아니고, 없다고 해서 100% 안전하다는 뜻도 아니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이 글의 핵심을 한 줄로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프랭크 증후군이라고 불리는 귓불 주름은 걱정의 출발점이 될 수는 있지만, 정답지는 아니다.” 프랭크 징후가 보인다면, 공포에 휩쓸리기보다 지금까지 미뤄왔던 건강검진을 한 번 제대로 챙겨보고, 나에게 필요한 생활습관 개선을 시작하는 계기로 삼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응입니다.

의심되거나 걱정이 크다면, 검색창 속 정보만 붙잡고 혼자 결론 내리지 마시고 심장내과·가정의학과처럼 심혈관질환을 다루는 전문의와 상담해 보시길 권유드립니다. 프랭크 증후군(프랭크 징후)에 대한 정보는 어디까지나 참고용일 뿐, 실제 진단과 치료는 반드시 의료진의 몫이라는 점을 잊지 않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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